땅빈대
2016. 6. 13. 06:17ㆍ발표한 詩/나의 노래
땅빈대 / 초아 박태선
얼마나 외로웠으면
눈이 마주치자
품에 폭 안겨들었을까
허리 한번 곳곳이 펴지 못하고
땅으로로만 기어 자라야 하는
무릎을 꿇지 않고는 가까이 할 수 없는 존재
밤새 서러운 가슴앓이
꽃으로 피워보지만,
무심한 바람만 스쳐 지나친다.
비단초란 이름도 있건만
하필이면 땅빈대라 불렀을까
흔하디흔한 잡초지만
자기를 알아주는 이에게는
불치병도 낫게 하는 약초.
만병통치약이 되어 주는 식물.
비로소 옭아매었던
질기디질긴 줄을 끊고
하늘을 향해 날기 시작하였다.
*대극과의 한해살이 풀 Euphorbia humifusa
[상황문학 12집, 2014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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