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5. 06:00ㆍ갤 러 리/예술작품
인사의 말씀
-2021년 현전문묵전에 즈음하여-
현전문묵회는 퇴직 후 노년을 함께 즐겁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 동양고전을 공부하면서도, 서예를 취미로 해 왔습니다.
특히 서예에 있어서는 외적 표현의 美를 추구하는 筆墨보다는 내적 정신적
美를 추구하는 文墨에 더 많은 가치를 두면서 틈틈이 취미생활로 즐겼습니다.
요즈음처럼, 동양정신이 점점 사멸되어 가는 현 시대, 文과 墨을 아우르고
붓글씨에 文氣를 담아 동양의 소중한 文墨情神을 회복하고, 지성과 덕성을
함양하기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해왔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그동안 노력해온 흔적을 여러분들에게 조심스럽게 보이려고 합니다.
격려해주신다면 더 없는 영광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전문묵회원 일동 글 옮겨 적음)
풀이한 프린물도 받아왔지만, 긴 글은 생략하고
짧은 싯귀는 아래에 옮겨 적었습니다.
감상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홀로 백 걸음 아홉 번 구불 높이 솟아 가팔라,
절 있는 곳 하늘 반 겨우 몇칸.
신령한 샘 맑은 차가운 물 떨어져,
옛날 벽 어둔 푸른 이끼 얼룩졌네.
바위 끝에 늙은 노송 한 조각달이 걸려있고,
하늘 끝 낮아 일천 점 산이 펼쳐져있네.
홍진에 모든 일은 닿을 수가 없어서,
숨은 이 홀로 얻네. 오랜 해를 한가히.
우연히 산기슭의 절에 이르니, 향 연기 자욱한 방 하나 열려있네
숲은 대나무와 잣나무로 울창하고, 주변은 고요하여 티끌하나 없네
속인의 귀로 스님 말씀 듣고, 시름겨운 창자에 술을 들이킨다
고요하여 이미 맑고 깨끗한데, 거기다가 달빛까지 와서 비추네
강기슭의 버들가지 사람 맞아 춤추고, 숲속의 꾀꼬리 나그네 맞아 노래하네
비가 개니 산 모습 생기 넘쳐흐르고, 따뜻한 봄바람에 풀이 움터 나온다.
경지는 시 속에 그림이 든 듯하고, 저 샘물 소리는 악보밖에 거문고 소리라
가도 가도 이 길은 언제나 끝날 것인가, 어느새 지는 해가 먼 산을 찢는다.
옛 절에서 또 봄을 보내노라니, 지는 꽃잎 비 따라와 옷에 물드네
돌아와도 소매 가득 향기는 맑아, 수많은 산벌들이 뒤따라오네
이로움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고 위험을 보거든 목숨을 바친다.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고, 한밤중에 가느다란 비 소리 들리더니
눈이 다 녹아 남쪽 개울이 불어나고, 새싹들이 파릇파릇 돋아는구나.
진정한 용기는 기세를 부려 억지 소리를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허물 고치기에 인색하지 않고 의리를 들으면 즉기 따르는 데 있는 것이다.
이웃집 아이들이 몰려와 대추를 따니,
노인이 문을 나서 아이들을 쫓아내네
도망가던 아이들이 홱 돌아서서 하는 말,
내년 대추 익을 때까지 사는지 두고 보자.
2021 현전문묵서예전 / 文墨
봉산문화회관
3층 2전시실 전시작품 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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