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서원 홍매와 옛시조 현대시

2019. 5. 4. 06:01갤 러 리/꽃과 열매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흘에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 / 이색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데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냥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 이조년

 

 

동풍이 건듯 불어 적설을 헤쳐내니
창 밖에 심은 매화 두 세가지 피었에라
가뜩 냉담한데 암향은 무슨 일일까?
황혼에 달이 쫓아 벼게 맡에 비치니
느끼는듯 반기는듯 임 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 꺾어내어 임 계신데 보내오자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여기실까? / 정철

 

 

백옥당 앞에 한 그루 매화나무
오늘 아침 문득 바라보니 듬성듬성 피었다.
우리 집 대문과 창을 꼭꼭 닫아 놓았는데
봄 빛은 그 어디로 들어왔을까! / 설유한

 

 

매화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예 피던 가지에 피엄직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도 말동하여라 / 곡산 기생 매화

 

 

담장 모퉁이에 핀 몇 가지 매화꽃이여
추위를 무릅쓰고 홀로 피었구나.
아득하나 그것이 눈이 아님을 알겠으니
그윽한 매화 향기 불어오기 때문이어라. / 왕안석

 

 

매화도 눈과 같고 백설도 매화같네
흰 눈이 내리기 전 매화가 먼저피네
하늘과 땅 사이 맑은 기운 일색이니
내 반드시 눈 밟으며 매화보러 오리라 / 서거정

 

 

큰가지 작은가지 눈 속에 덮였는데
따뜻한 기운 알아차려 차례로 피어나네
올골 빙혼이야 비록 말을 하지않지만
남쪽가지 봄뜻따라 가장 먼저 망울 맺네 / 김시습

 

 

새 봄이 오단 말가 매화야 물어보자
눈바람에 막힌길을 제 어이 오단말가
매화는 말이없고 봉오리만 맺더라 / 한용운

 

 

나 찾다가
텃밭에
흙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간 줄 알그라 / 김용택

 

 

보고싶다!
불쑥 나온 말이
가지마다 매화로 피었다

 

더 보고싶게
붉은 매화로 피었다. / 윤보영

 

 

매화는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낸다.


매화는 온갖 꽃이 미처 피기도 전에
맨 먼저 피어나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 준다.


매화는 창연한 고전미가 있고 말할 수 없이 淸高(청고)하여
가장 동양적인 인상을 주는 꽃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 하여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아
정원에 흔히 심어졌고 시나 그림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하였다.


오늘은 무성서원에서 담아 온 홍매와 옛시조
그리고 현대시 2편까지 소개하였습니다.


이웃님들 즐겁고 행복하신 주말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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