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살아가는 방식

2015. 10. 31. 06:29카테고리 없음

 

대구에서 살다가 안양으로 이사 옮기고
며느리 혼자서 낮선 곳에서 힘들꺼야, 하는 생각에...
딸아이를 며느리 집에 함께 있으라고 하고
우리만 대구 집으로 내려왔을 때의 일입니다.

 

시아버지 생신을 챙겨드린다고 며칠 전부터

내려와서 있을 때 딸아이랑 며느리랑 나랑 셋이서 이야기 중.
며늘아기가 말하더군요.

 

"어머님 저요. 아가씨 한태 많이 섭섭했어요."
"..................왜?? 말해봐, 왜??"
"...언니, 뭐, 뭔대??"

 

먼저 안양 있을 때 둘이서 백화점 볼일도 보고,
또 래규 병원도 가야해서 함께 나갔나 봅니다.


그때 어깨에 메는 아기 업는 등산가방처럼

생긴 거 있잖아요. 그걸 매고 며늘아기가 갔나 봐요.

울 딸은 가방과 짐 들고.....

그랬는데....어깨에 맨 끈이 많이 아팠나 봐요.
너무 아파서...시누에게 업어달라고 했대요.
그랬는데, 시누이가 끝까지 업어주지 않드래요.


그때 너무 속이 상했다면서...저 한태 일러주네요...히히

아직도 시집 안간 시누가 그것도 백화점, 또 시내에서....
예쁘게 빼 입고 나갔을 탠데..못 업어주지요.(집에서는 곧잘 업어주고 봐주지만,)
그래서 부끄럽고 창피한 거 같아서 안 업어주었다고 하네요.

 

이그 아가씨 심정 모르고 처녀 한태

아기 업어달라고 한 새아기나, 언니 어깨가 너무 아파서

잠깐만 업어달라고 하는데도 모른 척 한 울 딸아이나 그게 그거죠 모.

 

"얘야 니는 너거 아들이라 업었지만, 아직도 시집도 안간 처녀가 우찌 업노?"
"눈치 봐 가며 업어달라고 해야지...않그렇니??"

"어머님 그래도 저 같으면 업어줬을 거 에요."
"히~~지금은 그렇치만, 너도 만약 아가씨랑 입장이 바뀌었다면 못 했을 껄"
"아니, 전 했을거에요."
히히 자꾸만 우기네요.


그러나 모르는 일 자기의 입장에서 생각하니까 그런 거지 뭐.....

 

"언닌 너무해 시집도 안간 처녀한태 아기 업으라고 하고....."
"내가 집에서는 언제 래규 안 봐 줬나 뭐..."
서로의 주장을 내 세우기에 중재를 했지요.

 

"아직은 처녀라서 엄마심정을 몰라서 일꺼야 니가 이해해라..."
"너무 아파서 좀 업어줬으면 했는데....."
"니 가 안 업어주니까 섭섭했나 보다..니 가 이해해...."

말이 되나 모르지만, 히 이렇게 밖에는 할 말이 없었답니다.

여러분들은 어때요.
울 딸이 잘못했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자기 아들 아가씨에게 업어달라고 한 며늘애가 잘못했습니까?
난 몰라요. 둘 다 다 옳고, 둘 다 다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얘야, 나 두 속상했던 거 있다..."
"어머님 뭐에요. 네..."
"내가 래규업고 너랑 볼일보려 갔을 때 넌 나 한태 아기 바꾸어 업자고 해 봤니??"
"어머님은 괜찮다고 했잖아요."

 

그랬지, 그러나 나나 너나 다 꼭 같은 사람
사실은 힘들지만, 어차피 업은 거 나만 고단하면 되겠다 하고 참았단다.


넌 아프다고 아가씨 한태 말했고,

난 안 한거 밖에는 다른 게 없잖아 그자. 맞제..
그러나 우린 그렇게 해서 서로에게 갖고 있던 마음을....
이야기로 풀었지요.

 

속에만 품고 말하지 않고 늘 섭섭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말해준 새 아기가 이쁘기도 하면서....
좀 철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왤까요??

 

그러나 이런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며느리 사실은 이뽀요.
울 딸도 시집가면 아마 언니 심정을 더 잘 이해 할 수 있을겁니다.

이렇게 평범하게 우리도 남들처럼 살아가지요.

미웠다 이뼜다.
즐거웠다가 괴로웠다가.....
이렇게 살지요. 그러나 지금은 괜찮아요.

 

막내 장가보내면 그땐 난 더 어려운 입장이 될거에요.

혹시나 작은애 한태 더 잘해주나?
형님이라고 더 잘해 주나?
하고 둘이서 서로 시샘할거 같아서........히히
그러나 그건 그때 생각하지요. 모 미리 당겨서 걱정은 안 할래요.

 

아주 오래전 얘기 한자락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