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지는 이야기(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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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家禮文(가가예문)
옛날 어느 양반이 한 고을을 지나다, 우연히 상놈의 집 제사 지내는 것을 보게 되었다. 무슨 음식인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祭床(제상)밑에다 놓고, 절을 하고 있었다. 하도 이상하여 제사가 끝난뒤에 그 주인에게 묻기를... “무슨 음식을 제상위에 놓고 지낼일이지, 제상밑에 놓고 지낸단 말이냐?” 하였다. 그랬더니 그 주인 대답하기를 “그건 다름이 아니오라 개고기였사옵니다. 소생의 아비가 생전에 개고기를 무척 즐겼사온데, 죽었다고 입맛이야 변했을리 있겠습니까? 그런데 제 아무리 상것이지만 제상에 개고기 올린다는 말은 못 들었기에, 생각다 못해 제상밑에 놓고 지낸것입니다. 귀신이야 상위에 있으나 상밑에 있으나 찾아 잡수셨을 것 아닙니까?” 하더란다. 상놈의 이말을 들은 양반이 비로소 무릎을 탁 치면서 “..
2015.07.26 -
해서 될 말과 해서 안될 말
언젠가 이웃의 소문을 잘 퍼뜨리는 여인이 살고 있었답니다. 즉 수다스러운 여인을 말하는 거지요. 지나칠 정도로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여인이었다. 그래서 참을 수 없게된 이웃의 여인들이 모여서 랍비에게 의논하려 가기로 했다. "나는 단지 과자를 좋아한다고 말했을 뿐인데, 매일 아침저녁으로 식사대신 과자만 먹고사는 여자라고 떠벌리고 다녀요." 하고 첫 번째 여인이 말했다. 그러자 또한 여인은 "언젠가 한번 아침에 목욕하고 남편이 직장 가고 없을 때 잠을 잔 적도 있다고 했는데, 매일아침 목욕하고 남편이 직장 나가고 나면 잠만 퍼 잔다고 게으른 여자라고 소문내고 다녀요." 또 다른 여자는 "그 수다쟁이 여자는 나를 만날 때마다 '아이 예쁘기도 해라, 젊어보여요.' 라고 말해놓고는... 제가 없는 곳에서는 ..
2015.07.26 -
기도 제목
산다는게 뭘까?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일까? 내게 주어진 몫만큼만 넉넉하게 보듬고 크게 어긋남 없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이른 새벽 울리는 저 싸이렌 소리는 또 어떤 절박한 사연이 있는걸까? 멀리서 아주 가까히 가까히 들려오는 싸이렌 소리에... 가슴이 울렁대기 시작한다. 언제 어디서 들어도 무섭고 두렵다. 앵애앵~~~윙~~~앵~~앵~~애앵~~ 뒤베란다 소방도로 밑을 지나쳐 가는 119응급차와 순찰차 크다란 붉은 소방차는 양옆으로 주차해놓은 차들 때문에 지나치지 못하고... 앵앵~~ 소리만 요란하다. 함께 타고온 소방대원이 내려서 뒤로 앞으로 수신호를 하지만,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세워둔 차들 때문에 진입이 어려운 것 같다. "소방차가 지나가지 못하니 차를 비켜주세요." 연신 핸드마이크로 방송을 하..
2015.07.26 -
바보가 되고 싶습니다.
어린아이가 산에 오르다 잘못하여 나뭇가지를 뿌려트렸다. 그 아이는 어떻게 했을까요? 그냥 두었을까요? 아니면, 땔나무로 썼을까요? 그러나 그 아이는 옷을 벗어서 그 나무를 덮어주었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아이를........ 그런 아이를 요즘엔 '바보'라고 하지요. 그러나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건 바로 이런 다수의 아이들이랍니다. 어딘가 캄캄한 의식 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아름다운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아하~~ 그 소리는 옆지기의 머리맡에 켜두고 잔 라디오에서 소근소근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소리였답니다. 아!~~ 맞아!!. 바로 이런 바보들 때문에 세상은 아름다우며, 살아갈 가치가 있는거야.... 공감하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아둥바둥 ..
2015.07.26 -
피해자와 가해자
난 늘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내가 가해자였다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느 날 남편이 지나가는 말처럼 "난 요즘 당신이 무서워서 말도 잘 못해, 삐치고 화낼까봐." 순간 난 어안이 벙벙했다. 거꾸로인 줄 알고 살아왔는데. 뭔 말?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말에 그냥 귓등으로 흘러 들으며, 속으로 불만만 쌓였다. 그런 어느 날 함께 길을 나선 날 늘 핸들은 내가 잡지만, 길은 남편이 가르쳐 주는 대로 간다. 쌍 갈래 길이 저 앞에 보이기에 물었다. "어디로 갈까요?" 초행길이라 잠시 망설이든 남편은 위쪽 길로 가자고 하기에 얼른 윗길로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이 길이 아닌데" "당신이 이 길로 가자고 했잖아요." "왜 화를 내고 그래!. 아니면 다시 가면 되지!" "나 화 내지 않았어요. 그냥 이..
2015.07.26 -
칼로 물 베기
"엄마 언제 올꺼야??" "가만 지금 아빠가 안계시니 들어오시면 의논해봐서..." "그럼 엄마 연락주세요." "알았다. 연락할께..." 딸아이 시댁에서 쌀이랑 고구마랑 고추랑 등등.... 농산물을 우리에게 드리라고 보냈다며, 그거 가지려 언제 오려는지 자꾸 묻습니다. 밖에서 들어온 옆지기에게 이야기하고 물었지요. "어떻게 할래요. 갈래요. 말래요." "으..음...생각 좀 해보고....언제 갈까?" "글쎄요. 당신이 정하세요." 목요일엔 옆지기가 일이 있어서 안되고... 금요일에 갈까 했지만, 금요일 밤엔 서울있는 막내아들이 내려온다고 하니 집을 비울수가 없고....어떻할까...궁리끝에... 다음주 월요일에 가자 하고 정했습니다. 여행다녀온 기행문을 아직 다 쓰지 않았기에.... 혼자서 끙끙 앓고 있는데..
2015.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