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나의 노래(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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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머니 / 초아 박태선 먼 기억처럼 잊혀간 사람이라 그러리라 하였는데 당신의 이름 앞에 무너지는 마음 상황문학 7집 (2009년).
2016.04.11 -
노을
노을 / 초아 박태선 하루를 보내고 붉게 물드는 노을 앞에 서면 괜히 눈시울이 젖어온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어서일까 가득 채운 것 같으면서 막상 내 것은 하나도 없다.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는 내 하루도 노을이 진다. 노을 속에 던져진 방관자 상황문학 7집 (2009년)
2016.04.09 -
결별
결별 / 초아 박태선 참 오랜 사귐이었습니다. 언제 만나도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우리 사이인 줄 알았습니다. 내게 베풀어 준 따스함이 알게 모르게 후견자로서의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 숱한 세월이 오랜 동안 쌓아온 정이 이리 가슴을 칠 줄 몰랐습니다. 이리 찢기고 저리 찢겨 갈가리 찢겨버렸습니다. 다수결의 횡포 가진 자의 욕심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 걸음씩 양보하자는데, 흐르는 눈물이 밉습니다. 이미 그들은 제 맘을 갉아먹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정하게 끊어버린 그들 등을 돌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곳곳이 곪아 아픔뿐이지만 다시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그들과 결별하고 싶습니다. 눈인사 한번 없이 헤어지더라도 아아 몰랐던 그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상황문학 7집 (2009년).
2016.04.08 -
촛불
촛불 / 초아 박태선 보아라. 자신을 태워 사명을 다하는 그 모습 아름답지 않은가 하늘 아래 아무것도 숨길 게 없다. 세상을 밝히면 되는 거다. 나 지금 사라진다 해도 서러울 것도 없다. 슬플 것도 없다. 그대의 희생으로 물러나는 어둠 어두울수록 빛나는 그대 상황문학 7집 (2009년)
2016.04.07 -
가족
가족 / 초아 박태선 가족이기에 사랑해야 하며 자식이기에 품어야 하는 주고받아야 하는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참사랑 하게 하소서 알아주지 않는다 이해해 주지 않는다 서러운 날은 진정 내가 가족을 나보다 먼저 생각하고 나보다 먼저 사랑했나를 생각해 본다. 상대를 변하게 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변하여 미음과 원망으로 쌓은 벽을 사랑으로 허물게 하소서 [상황문학 7집. 2009년 발표]
2016.04.01 -
산나리꽃
산나리꽃 / 초아 박태선 산속 아무도 오지 않는 곳 외로이 홀로 피고 지는 꽃 넘볼 수 없는 고고함으로 바람 부는 언덕 구름과 노닌다. 가냘프지만 향기로 꼿꼿하게 흔들림 없는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가는 삶 추운 겨울 거센 비바람 꺾이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달빛 아래 유난히도 아름다운 너 찾아드는 계절 따라 피어나는 신기루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비울까 염려 없이 가장 고귀한 삶을 찰나 속에 피어 올린다. [상황문학 7집. 2009년. 발표]
201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