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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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저 잘 할게요.
이해심 많은 시어머니로 생각해 주는 맘이 고맙긴 해도 나도 늘 착한 시어머니 표는 아니거든요. 잘해줘야지 하면서도 간혹 서운한 마음에 속이 상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거 저런 거 다 눌려 참으려 늘 노력은 하지만, 새아긴 또 새아기대로 그렇겠지요. 사실은 나도 울며느리 생각을 몰라서 늘 궁금하답니다. 잘해주러 노력하고 조심하지만, 울며느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허사잖아요. 깨지기 쉬운 도자기처럼 늘 보살핀다고는 하지만, 받아들이는 쪽의 생각을 몰라서 조심스럽답니다.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내 생각보다 이렇게 해주면 울며느리가 좋아할까?? 싫어할까?? 먼저 며느리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러나 아직은 며늘아기 속 깊은 내막은 몰라도, 겉으로는 늘 고마워하고 또 무엇이든지 의논하려고 하는 그 맘이 예쁩니..
2015.09.08 -
난 행복한 시어머니인가?
무슨 일을 하던지 잠시도 손자에게 눈을 땔 수가 없다. 심지어 잠을 잘 때에도 선잠을 잔다. 아래로 위로 옆으로 온 방을 휘젓고 다니며 자는 손자 이불과 요는 간 곳이 없고 맨몸으로 자는 아기 혹 감기 들까 걱정이된다. 이렇게 몸부림이 심한 건 건강하기 때문이라지만, 함께 자는 할머니를 걷어차는 건 괜찮지만, 장롱과 벽에도 쿵하고 부딪친다. 아야!~~한마디 하곤 금방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또 잠들어버리지만, 한번 깬 할머니의 잠은 청하기 어렵다. 어찌 어찌해서 겨우 들은 잠 또다시 손자 녀석의 잠버릇 때문에 깨고 이렇게 보내버린 한밤은 낮에도 늘 졸립다. 잠깐 한눈만 팔았다 하면, 금방 일을 저지른다. 따르릉 울리는 전화 돌아서 받는 사이...쨍그랑 깜짝 놀라 돌아서면, 어느새 유리컵을 들고 있다 놓쳤는..
2015.08.31 -
진심인지 모르는데...
아침엔 며느리 집 오후엔 결혼식 그리고 친구들 모임. 바쁘게 흘러간 시간에 묻혀서 서운했던 어제의 일은 잠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려 늦게야 서두루고 있는데 따르릉 따르릉 전화가 왔다. 이시간에 누굴까? "어머님 저에요." "..으응 그래 왜??" "어머님 기분 상하셨지요? 어제일 때문에...." "아니, 괜찮아 싫으면 못 입는 거지 뭐...." 금방 되살아나는 속상함에 난 좀 깐깐하게 대답을 했다. "어머님 저 사실이에요. 정말로 어머님 한태 더 어울릴것 같아서..." "그리고 어머님 그런 옷 잘 입으시잖아요." "정말 제가 입기 싫어서 드린 거 아니에요....." "거짖말 아니에요." "그래 알았다 괜찮아....."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답을 하고 아이들 잘 있느냐고 묻고는 전화를 끊..
2015.08.24 -
묻고 싶지만, 묻지 못하는 말.
"엄마...." "응 나다 왜?" "그냥 했어요. 안부 전화요." "그래 다른 일은 없고? 참 아직도 없니?" "네...아직도...그러나 임신 여부는 아직 몰라요..." "엄마 그런대요....이젠 시어머님이 노골적으로 물어봐요?" "뭐, 뭘 노골적으로 물어보시는데??" "아기 가졌나구요. 소식이 없는냐구요. 이제 얼마 됐다구요...." 하고 말하는 딸아이 조금은 불만스러운가 보다. 이제 겨우 결혼한지 2달이 된 딸아이에게 시어머님은 급하셨나보다. 하기야 늦게 한 결혼 더 늦기 전에 빨리 손주를 보고싶은 할머니 심정은 나도 잘 알겠지만...좀 지나치신 것 같다. "어떻게 지내?" "서로 사랑하며 살아라...난 걱정하지 말고..." "어때 다른 일은 없지..." "꿈을 꾸었는데.....황소가 보이더라......
2015.08.22 -
말조심
새아기 집으로 손주를 봐주려 다니던 둘쨋 날 첫날은 아침부터 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고, 둘째 날은 새아기가 좀 일찍 아버님 점심 드리고 그리고 와서 오후에 잠깐 봐 달라고 한다. 그럼 나도 사실은 편하다. 점심을 챙겨 주지 않고 가면 괜히 마음이 불편하다. 하기야 새아기도 역시 그렇겠지...난 괜찮다고 하지만, 역시 나도 시어머니니까 불편할꺼야 점심까지 신경을 써야 하니까 더 불편할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린 타협을 보았다. 좀 이른 점심을 짝꿍과 챙겨먹고, 1시에서 1시30분 사이에 도착해서 봐주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그 첫날 오후 며느리집에 도착해서 손주랑 놀고 있는데, 친정언니 해복구완 뒷바라지 해주려간 새아기가 이른 시간에 왔다. "얘 왜 이리 일찍 왔 노? 더 있다 오지..." "어머님 저...
2015.08.22 -
며느리 눈치가 보인다. 자꾸...
조금은 한가한 아침나절 앞 베란다 화분에 물을 주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린다. 누굴까? 얼른 수화기를 든다. "여보세요~~" "어머님 저 에요." "응 그래, 왜?" "그냥 요...." "저...어머님 수원 언제 가세요?" "왜?" "이번 주에 가신다면 저도 따라갈까 하구요." "아이 둘 데리고???" "민지는 지금 집에 없어요. 사모님이 봐 준다고 데려 갔어요." "그래, 근데....우린 이번 주도 다음 주도 아닌 다 다음 주에 가는데..." "왜, 그렇게 멀리 날을 잡았어요?" "몰려 그때 오라고 하데....." "이번 주에 가면 따라가려고 했는데....." 작년 11월 결혼한 시누이 집 한 번도 가보지 못해 가고 싶었나 보다. 친구처럼 지내는 시누가 어떻게 사나? 궁금하기도 하고 또 보고 싶기도 했..
201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