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2. 06:00ㆍ살아지는 이야기/초아의 옛글 방
새아기 집으로 손주를 봐주려 다니던 둘쨋 날
첫날은 아침부터 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고, 둘째 날은 새아기가
좀 일찍 아버님 점심 드리고 그리고 와서 오후에 잠깐 봐 달라고 한다.
그럼 나도 사실은 편하다.
점심을 챙겨 주지 않고 가면 괜히 마음이 불편하다.
하기야 새아기도 역시 그렇겠지...난 괜찮다고 하지만,
역시 나도 시어머니니까 불편할꺼야
점심까지 신경을 써야 하니까 더 불편할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린 타협을 보았다.
좀 이른 점심을 짝꿍과 챙겨먹고,
1시에서 1시30분 사이에 도착해서 봐주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그 첫날 오후 며느리집에 도착해서 손주랑 놀고 있는데,
친정언니 해복구완 뒷바라지 해주려간 새아기가 이른 시간에 왔다.
"얘 왜 이리 일찍 왔 노? 더 있다 오지..."
"어머님 저...........목욕했어요?"
"목욕?? 할 때 됐지 왜??"
"저 사이판온천에 저랑 래규랑 목욕같이 안 가실래요?"
아하 알았어요.
새아기 사는 근처에 목욕탕이 없어서....
또 아기도 맡겨놓을 사람이 없으니,
예전엔 친정 언니한태 맡겨놓고 갔다왔지만,
지금은 친정언니가 아기를 낳아 조리를 하고 있어서, 못 갔나봅니다.
그래서 언니집 일 후다닥 해놓고 일찍 왔나봐요.
나랑 목욕 갈까하고 그래야 래규를 서로 돌아가며 봐 줄 수가 있으니까...
"그럴까? 그럼...그럼 목욕하고 난 바로 갈래 집에..."
"그러세요. 어머니...."
목욕준비를 해서 가방을 들고나서는 날 보더니,
"어머님 가방 두고 가세요. 집에 어차피 저희들
대려다 주려 오시잖아요. 그때 가져가세요."
"그럼 그럴까?"
손자도 덩달아 좋아서 싱글벙글이다.
외출하는 게 그리도 좋은가보다...집 밖만 나가도 싱글벙글~~
차를 타고 좀 떨어진 사이판 온천으로 갔다.
얼른 목욕 값을 계산해주었다.
그리곤 목욕 후 목도 마르고 조금씩 자주 먹는 새아기
배가 고플 것 같아서 홧바를 샀다.
3개 손주랑 새아기랑 내 꺼 까지....
음료수는 싫다기에 옆에 있는 생수로 입을 축이고 돌아보니. 히~~
새아기가 배가 고프긴 고팠나보다 찐 계란을 사고 있다.
시원스럽게 불어오는 의자에 앉아 이것저것 다 신기한지
자꾸만 말썽을 피우는 손주 때문에 얼른 홧바를 먹곤
래규를 안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온 계란을 좀 편하게 먹으라고...
다 먹은후 래규를 앞세워 차 있는대로 가는 중...
"어머님 저 뒤에 있는 아주머님이요...어머님이 깐깐해 보이신대요."
이잉!!~~이기 몬 소리??
"뭐라고 내가 깐깐해 보인다고 하드나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네...."
"아무리 깐깐해도 잘하다보면 시어머님도 잘해주신다고 잘 해드리래요."
"그래 넌 뭐라고 했는데...."
"제가 생각하기엔 어머님 잘해주시는 편이에요. 하고 말했어요."
흐미~~요상시럽대이~그람 잘해주는 건 아니구 잘해주는 편??
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며느린 잘해주는 편...
이그 힘들어 착한 시엄시되기는 애지녁에 포기할까부다...ㅎㅎㅎ
그사람들도 글치 며느리한태 시어머니가 깐깐하다고??
첨 보는데 어떻게 안대??
힛 예전에 나도 울 친구랑 지나치는 사람을 보고
심술궂다니 차갑게 보인다니 순하게 보인다니
함시롱 우리 맘대로 판단했던 게 생각이 난다.
그때 벌을 지금 받나?? 흐흐...
암튼 말조심을 해야겠다.
시원하게 한 목욕이지만, 기분이 상했다.
하긴 또 모르지....다른사람 보기에 정말 깐깐해 보였는지도...
아니 진짜루 깐깐한지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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