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16)
-
네 잎 크로버
네 잎 클러버 / 초아 박태선 빈 들판 오랜 세월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비, 바람 무수한 별빛 가슴속에 꼭꼭 채워 슬픔은 바람으로 기쁨은 안으로 가득 채운 행운 건듯 부는 바람으로 향긋한 풀 향기로 전해주는 말 행운을 드립니다. 얼마나 놀라운 말인가 얼마나 황홀한 고백인가 풀숲에 숨은 너를 찾아 하루를 허비해도 행복하여라 [월간,모덤포엠,2005년,9월호,통권 24호,발표작]
2016.03.09 -
땅끝에 서서
땅끝에 서서 / 초아 박태선 부르지 않아도 부른 듯이 달려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땅끝에 서서 숨겨둔 말 토해내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하였습니다. 허리엔 주렁주렁 링거를 꽂고 애타는 마음 안으로 안으로 곪아 말없이 서 있는 老松 행여 그 마음 다칠까? 숨조차 죽였습니다. [월간 모던포엠 2005년 9월호 통권24호 발표작]
2016.03.08 -
(연작시) 그대여 1~10
(연작시) 그대여 / 1~3 / 초아 박태선 1) 정이 덜 들었으면 이별도 쉬울 텐데 마음밭에 뿌리내린 인연의 씨 어이할꼬 2) 함께 하지 못한다면 꿈속에서 살겠소 꿈속서도 아니라면 외오 두고 그리지요. 3) 그대 찾아 나선 길 해는 저물고 대낮에도 못 찾는 길 밤길에서 찾을소냐 (연작시) 그대여 / 4~6 / 초아 박태선 4) 이 세상 어디에도 안 계신 줄 알지마는 날개를 달고 날아보자 하늘 끝닿는 곳까지 5) 잊으려 잊으려면 더욱 더 생각나서 그리울 땐 언제나 꺼내들고 보려오. 6) 되돌리지 못할 날들 세월마다 골이 깊어 왼 종일 그리워 추억하나 붙들고 삽니다. (연작시) 그대여 / 7~10 / 초아 박태선 7) 꿈 길따라 오시는 임의 발걸음 소리 귀기울이고 듣노라면 어느새 흔적없이 사라져버리오. 8..
2016.03.05 -
나의 기도 2
나의 기도 2 / 초아 박태선 당신은 언제나 제 편이셨습니다. 무엇을 하든 어떤 일을 하든 당신은 그렇게 늘 제 편이셨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알아주고 나를 보살펴주시든 제겐 절대자셨던 당신 이 세상의 모든 삶의 고통 괴로움 맡아 주심아 약속하신 당신 맹목적이셨던 당신 평안할 때 외면해도 절 버릴 줄 몰랐던 당신 어려운 일 생길 때마다 당신께 매달려도 늘 포근히 감싸주시든 당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않겠습니다. 약속해 주신 당신을 믿으며 주여 당신을 의지하게 하소서 당신을 믿으며 살게 하소서 당신만 영접하게 하소서 [계간,참여문학,글맛,제22호,여름호,2005년,발표작]
2016.03.04 -
명당
명당 / 초아 박태선 시공을 초월해서 시간 여행을 떠나 본다. 햇볕 쏟아지는 고분에서 블랙홀을 만난다. 공간을 거슬러 가벼이 날아 허공을 솟구쳐 올라 본다. 옛날과 현실이 기억 저 끝을 잡고 잊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밝은 햇볕 아래 까마귀도 함께 창공을 난다. 그 속에서 난 내가 누군지 잊어버렸다. 멀미가 난다. 속이 울렁인다. 내가 누굴까 난 누굴까? [상황문학,동인지,제4집,2006년,발표작]
2016.01.30 -
인생은
인생은 / 초아 박태선 봄이 가고 꽃이 질 무렵이면 우리네 인생도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 따라 흘러가는 것을 어느덧 봄이 가고 겨울이 오듯 꽃이지듯 홍안이 늙으면 사람도 가고 말 것을 한평생 영원할 줄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 하루살이 꽃 핀다 꽃 진다 서러워하지 마세요. 기쁨도 슬픔도 한순간에 지나가는 것 사람도 늙어지면 사라져 가는 것 남은 사람마져도 사라져 갈 때 이내 인생 그 누가 알아주리요. [상황문학,동인지,제3집,2005년,발표작]
201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