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호(13)
-
그날
그날 / 초아 박태선 당신이 떠나던 그날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 처음 알았습니다. 가슴이 텅 빈다는 말 처음 느꼈습니다 당신이 가시든 그날에 하늘의 해와 달과 별은 변함이 없었지만, 나에겐 전부가사라졌습니다. 당신이 내게 남긴 말 "어떻게 살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어떻게 살아지나요. [참여문학 글맛 제20호(겨울호) 발표작]
2016.01.04 -
인생을 살아오며
인생을 살아오며 / 초아 박태선 인생을 살아오며 얼마나 늘어놓을 변명과 이야깃거리가 많은지 너무 벅차서 비틀거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살아온 일들이 많은지 혼자서 상처입고 혼자서 끙끙 속앓이 한 적도 많았습니다. 타인의 눈으로 볼 땐 무심코 지나칠 일도 때론 감당하기 힘든 짐이었습니다. 지나가버린 세월 돌이킬 수 없기에 돌아보는 가슴엔 그리움이 고입니다. [현대 시문학 2004년 겨울호 발표]
2015.10.03 -
당신은
당신은 / 초아 박태선 開經浦 건너 아늑한 산자락 그 곳은 그리움의 산실 하염없는 눈물일까? 종일토록 내리는 비 내 안에서 살아 숨쉬는 당신 애달픈 목숨 이승의 바람 한줄기 [계간 참여문학 2003년 겨울호 당신은 외4편]
2015.08.27 -
새벽기도
새벽기도 / 초아 박태선 아직도 캄캄한 동트지않은 새벽 당신께 매달려봅니다. 행여 삶의 무게 줄여 볼까하고 평화로울 땐 잊고 지내다가 어려운 일 닥치면 당신께 매달려 무거운 삶의 짐 부려놓으려 합니다. 언제나 이기적인 나 오늘만은 간절한 마음으로 진실한 가슴으로 당신께 나아갑니다. 세상 욕심 다 버리고 어디를 가든 무슨 생각을 하든 당신에게로 이어진 길 그 길로 오늘은 가고 싶습니다. [계간 참여문학 2003년 겨울호 외4편]
2015.08.26 -
누구 탓을 하랴
누구 탓을 하랴 / 초아 박태선 당신이 가셨기로서니 어찌 원망하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누구를 탓하랴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뒤엔 그리움의 촛불을 켜리 미움까지도 승화되어 달뜨는 저녁엔 등불을 컵니다. 총총한 하늘의 별로 새벽 하늘 뿌연 여명으로 다가오는 당신 행여 놓칠까? 귀 기울이며 긴 밤을 꼬박 새워도 못내 서럽지는 않으리 [계간 참여문학 2003년 겨울호 누구 탓을 하랴 외4편]
2015.08.25 -
가을
가을 / 초아 박태선 팔월의 숲에는 향기로운 풀과 나무들로 농익은 단내가 난다. 소나무 잣나무 상수리나무 다람쥐가 달리는 허리 굽어 누운 길 콸콸 물소리 수많은 잎들이 은빛 춤을 춘다. 아직도 햇볕 따가운 숲 속에서 어느덧 나도 숲이 된다. 단풍 들어간다. [계간 참여문학 2003년 겨울호 가을 외4편]
201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