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24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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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 속
겉과 속 / 초아 박태선 언제나 겉모습 보이는 겉모습만 보고 우린 판단한다. 좋고 싫음을 눈앞에 보이지 않는 마음은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아픔과 상처를 입은 이가 진정으로 위로받고 싶어할 땐 우린 어쩌면 귀찮아하며 외면해 버린다. 착한 척 선한 척 온갖 위선은 다 떨다가도 진정 도움이 필요한 이의 절박한 소리엔 그냥 지나친다. 행여 나에게 불똥이 뛸가 봐 행여 나에게 불이익이 될까 봐 지켜야 할 명예도 겉치레도 체면도 크게 없으면서도 우린 그렇게 가식으로 자신을 위장하고 사는지도 모른다. 있는 그대로의 삶 따뜻한 세 끼의 밥과 아늑한 내 가정만을 위해 우린 어쩌면 그들의 불행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행한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짓밟아놓고는 어쩌면 우린 도움을 주었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거나 아닌지 겉과..
2016.03.11 -
네 잎 크로버
네 잎 클러버 / 초아 박태선 빈 들판 오랜 세월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비, 바람 무수한 별빛 가슴속에 꼭꼭 채워 슬픔은 바람으로 기쁨은 안으로 가득 채운 행운 건듯 부는 바람으로 향긋한 풀 향기로 전해주는 말 행운을 드립니다. 얼마나 놀라운 말인가 얼마나 황홀한 고백인가 풀숲에 숨은 너를 찾아 하루를 허비해도 행복하여라 [월간,모덤포엠,2005년,9월호,통권 24호,발표작]
201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