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문학(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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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릅니다.
그는 모릅니다. / 초아 박태선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늘 함께 있잡니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어디든 함께 하잡니다. 죽도록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성냄도 화냄도 다 사랑 탓이랍니다. 지독한 그 사랑이 구속이며 욕심인 것을 그는 모릅니다. 주어도 주어도 모자란다는 그 사랑 앞에 숨 막혀 하는지를 그는 모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랍니다. [계간 참여문학(글맛 제17호 2004년 봄호) 그는 모릅니다. 외4편]
2015.09.05 -
아시나요.
아시나요. / 초아 박태선 가진 것 하나 없어 바라만 보아야 하는 아픔을 그대는 아시나요. 못 주어서 안타까운 그 맘 당신은 아시나요. 잠 못 들고 깨어난 날 뜰 가득 희뿌연 달빛 달빛 아래 가로등은 혼자서 졸고 가끔 흔들리는 나무 그림자 한 세상 살면서 괴로운 일도 많으나 주고 싶어도 줄 게 없는 아린 맘을 아시나요. [계간 참여문학(글맛 제17호 2004년 봄호) 아시나요 외4편]
2015.09.04 -
이슬
이슬 / 초아 박태선 밤새 누가 놓고 갔을까? 풀잎에 맺힌 동그란 우주 한 올 햇살 산새의 날갯짓 작은 인기척 하르르 흔들리며 생을 마친다. [계간 참여문학(글맛 제17호 2004년 봄호) 발표작 이슬 외4편]
2015.09.03 -
우리 이렇게
우리 이렇게 / 초아 박태선 삶에 지치고 힘들어 무너지고 싶을 때 누군가 곁에 있다는 건 아주 큰 위안이 된다. 인생의 무게로 주저앉고 싶을 때 속 마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아직도 내겐 희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사랑에도 조건이 따른다지만, 누가 더 많이 주고 작게 줬다며 서운해 하지도 따지지도 말자 지극히 작은 소망이라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라도 네게 주어진 행복으로 여기자 혼자 견디기엔 아픔이 너무 클 때 부르면 달려갈 수 있는 그 거리만큼만 우리 떨어져 있자 너무 가까이도 멀리도 아닌 알맞은 자리에 우리 서로 기댈 수 있는 언덕으로 남아있자 [계간 참여문학(글맛 제17호 2004년 봄호) 외4편]
2015.09.02 -
당신은
당신은 / 초아 박태선 開經浦 건너 아늑한 산자락 그 곳은 그리움의 산실 하염없는 눈물일까? 종일토록 내리는 비 내 안에서 살아 숨쉬는 당신 애달픈 목숨 이승의 바람 한줄기 [계간 참여문학 2003년 겨울호 당신은 외4편]
2015.08.27 -
새벽기도
새벽기도 / 초아 박태선 아직도 캄캄한 동트지않은 새벽 당신께 매달려봅니다. 행여 삶의 무게 줄여 볼까하고 평화로울 땐 잊고 지내다가 어려운 일 닥치면 당신께 매달려 무거운 삶의 짐 부려놓으려 합니다. 언제나 이기적인 나 오늘만은 간절한 마음으로 진실한 가슴으로 당신께 나아갑니다. 세상 욕심 다 버리고 어디를 가든 무슨 생각을 하든 당신에게로 이어진 길 그 길로 오늘은 가고 싶습니다. [계간 참여문학 2003년 겨울호 외4편]
201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