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호(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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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갈등 / 초아 박태선 참 오랫 사귐이었습니다. 언제 만나도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우리 사이인줄 알았습니다. 베풀어 준 따스함이 힘이 되어주기도 하였습니다. 숱한 세월 오랫동안 쌓아온 정이 이리 가슴을 칠 줄 몰랐습니다. 이리 찢기고 저리 찢겨 갈갈이 찢겨버렸습니다. 다수결의 횡포 가진자의 욕심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걸음씩 양보하자는데, 흐르는 눈물이 밉습니다. 이미 그들은 제 맘을 갉아먹기 시작하였습니다. 매정하게 끊어버린 그들 등을 돌릴 수 밖에는 없습니다. 곳곳이 곪아 아픔뿐이지만 다시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그들과 결별하고 싶습니다. 눈인사 한번 없이 헤어지드라도 아아 다시는 몰랐던 그 날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계간 참여문학, 글맛 제28호, 겨울호, 발표작]
2016.01.15 -
강
강 / 초아 박태선 하루를 살며 그만큼 깊어진 내 속의 강 속내를 털어내지 못한 슬픔이 모여서 혼자서 외롭다. 흘러가지 못한 세월 머문 아쉬움 하나의 섬이 되어 내 안에 남아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강과 섬을 가지고 저마다 짐을 지고 강을 건너고 섬을 만들어가고 있다. [계간 참여문학, 글맛 제28호, 겨울호, 발표작]
2016.01.14 -
노을
노을 / 초아 박태선 누구의 가슴을 태워 저리도 고울까 지나간 날 긴 긴 울음이 붉게 타오른다. 아름다운 전설이 되고싶어 저리도 고울까 마지막 안깐힘으로 정열로 피어나는가 [계간 참여문학, 글맛 제28호, 겨울호, 발표작]
2016.01.13 -
당신 2
당신 2 / 초아 박태선 평생의 허리 뚝 잘라 반하고도 더 많은 세월 함께 살았지만 아직도 당신을 알지 못하는 나 나를 알지 못하는 당신 나의 방식으로 당신을 위해보지만 뾰족한 못으로 되돌아와 가슴에 상처를 준다. 나 역시 당신에게 생각 없이 한 행동이나 말에서 상처로 남아 당신을 힘들게 하지 않았는지 때때로 단절된 차가운 벽을 느낀다. 언제쯤이면 마음이 그대로 전해질까 쌓인 세월이 많을수록 조금씩 축적된 앙금들이 순수한 마음을 읽는 것을 방해한다. 아주 간혹 생각차이로 끔찍하게 당신이 미워질 때도 있지만 당신이 괴로워하거나 힘들어하면 가슴에 먼저 통증이 온다. 당신이 낯선 사람처럼 느껴질 때 나 역시 당신에게 낯선 타인으로 다가가지나 않는지 가장 많이 알고 제일 먼저 위한답시고 서로 가슴을 아프게나 하..
2016.01.08 -
그리움
그리움 / 초아 박태선 그립다는 말도 보고 싶단 말도 난 하지 못합니다. 말하고 난 그 순간부터 파도처럼 밀려올 그리움과 가슴 저릴 보고픔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 어쩌면 감정의 사치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할까 봐 삶이 고달픈 당신에게는 이것도 저것도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수화기를 들었다 놓습니다. 특별히 전할 말이 없어도 그냥 당신 목소리 듣고 싶어서 그리움과 보고픔에 어느 날인가 봇물 터지듯 흐르고 흘러 당신에게로 전달될 그날까지 참고 있을래요. 어쩌면 문득 내 생각에 전화를 걸어줄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안고 혼자서 그리워하고 혼자서 보고파 하렵니다. [참여문학 글맛 제20호(겨울호) 발표작]
2016.01.07 -
길 5
길 5 / 초아 박태선 살아오며 수도 없이 넘어지고 일어나 다시 걸었습니다. 길에서 얻었으며, 길에서 잃기도 했습니다.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갈 수밖에 없는 길 가다 보면 가파른 언덕도 순탄한 길도 우리 앞엔 있더이다. 저 길 앞에 무엇이 있을까 끝도 없이 가야 하는 길 나의 길은 언제쯤 끝이 날까요. [참여문학 글맛 제20호(겨울호) 발표작]
201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