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발표(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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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마중
봄마중 / 초아 박태선 옻 골 뒤로 작은 오솔길 낙엽 진 숲길 봄은 어디쯤 와 있을까 산은 바람으로 훈기로 가슴으로 느끼게 해준다. 꽁꽁 언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 겨울밤 할머님의 옛이야기 같은 봄을 재촉하는 개울물 소리 팔공산 자락 끼고 이어지는 오솔길 봄이 되면 산철쭉 지천으로 피겠지 그때 다시 오마 돌아서는 등 뒤로 봄 햇살은 따갑게 먼저 와 있다. [상황문학 12집, 2014년 발표]
2016.06.01 -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은 누구십니까 / 초아 박태선 1) 당신을 알기 훨씬 전부터 당신은 나를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불렀지만, 나 스스로 다가간 줄 알았습니다. 2) 때로는 운명도 거역하고 뒤돌아서기도 하였지만 참고 견디며 돌아오길 기다려 주셨습니다. 3) 당신은 사랑입니다. 당신은 겸손입니다. 당신을 닮기를 소원했습니다. 당신은 나의 고향이었습니다. 4) 그대만이 내 기쁨이며 그대만이 내 행복인 것을 영원히 함께할 운명인 것을 죽어서도 함께할 삶인 것을 알았습니다. [상황문학 12집, 2014년 발표]
2016.05.31 -
노송
노송 / 초아 박태선 천근의 삶 가지 끝에 걸어놓고 옹이로 맺혀진 앙가슴. 뻥 뚫린 속살 찬바람 온몸으로 버티어본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한 뼘의 자리에서 다시 또 봄을 맞고 겨울을 맞으며 자연의 교향곡 따라 팔을 벌려 춤사위로 한을 풀어본다. [상황문학 12집, 2014년 발표]
2016.05.28 -
엄마와 어머니
엄마와 어머니 / 초아 박태선 엄마는 동그라미 어머니는 네모 할매는 동그라미 할머니는 네모 할매와 엄마 할머니와 어머니 가까울 땐 엄마 거리가 느껴지면 어머니 같으면서 다른 이름 네겐 아픈 손가락이 되었다. [상황문학 12집, 2014년 발표]
201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