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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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본 내 삶의 흔적은
돌아본 내 삶의 흔적은 / 초아 박태선 밤새 하얗게 쌓인 눈 누가 부르듯이 홀린 듯 집을 나섰다. 하얀 눈 위에 한발 한발 첫 발자국 찍으며 아이처럼 즐겁다. 뒤따라온 내 발자국 살아온 내 삶도 저처럼 또럿이 찍혔을까 [계간웹북 9호, 2006년,가을호,발표작]
2016.03.28 -
갓 바위 가는 길
갓 바위 가는 길 / 초아 박태선 끊일 듯 이어질 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는 이 오는 이 한 발작 한 발작 소원성취 비는데 졸졸 개울물처럼 쉼 없이 들려오는 염불 소리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다시 일어나는 세상 욕심 [계간웹북, 9호, 2006년,가을호,발표작]
2016.03.26 -
거울
거울 / 초아 박태선 가끔 거울을 보고 웃기도 하고 찡그려도 본다. 거울 속의 너도 웃기도 하고 찡그리기도 한다. 거울 밖 나 거울 속의 너 누가 나일까? 나일 것 같으면서 나 아닌 것 같은 너 똑같은 것 같으면서 늘 반대다 너에게도 마음이 있을까 마음이 있다면 거울 밖의 나와는 반대로 티 없이 맑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계간웹북 9호,2006년,가을호,발표작]
2016.03.25 -
엄마 생각
엄마 생각 / 초아 박태선 나 어릴 적 꽃처럼 고우시던 당신은 자식 하나 잘 되시길 빌어주셨는데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사 속으로 곯아 병이 되셨나 봅니다. 애끓이시다 그리되셨는지도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그리 쉽게 가실 줄 몰랐습니다. 남들처럼 늙어갈 줄 알았습니다. 아픈 기억 쓰라린 추억으로 남아 죄 밑이 되어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하늘에 햐안 나비 폴폴 나는 어느 날 오후 [계간,참여문학,글맛,제26호,2006년,발표작]
2016.03.02 -
한 낮의 오솔길
한 낮의 오솔길 / 초아 박태선 어제는 그이랑 산길을 가다 산 속 깊이 숨어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았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알 수 없지만 해마다 봄이면 피어나는 무언의 약속 꽃과 잎 사이로 벌 나비 날고 산더덕 칡뿌리 도라지 냄세 살랑이는 바람결에 묻어왔습니다. 걷고 또 걸어 하루를 걸어도 좋습니다. 한낮의 햇볕은 그늘진 어둠까지 환하게 밝은 등 하나 켰습니다. 한 모롱이 돌다 그리움처럼 나타나는 누군지 모르는 무덤가에도 노랑나비 팔랑이고 살아생전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이 비집고 올라옵니다. 향긋한 풀 냄새 건듯 부는 바람 당신은 그렇게 내게로 오실 수 없나요. 언제나 막다른 길 그 끝에는 당신이 계시옵니다. [계간,참여문학,글맛,제26호,2006년,발표작]
2016.02.29 -
하늘 고운 어느 날
하늘 고운 어느 날 / 초아 박태선 하늘 고운 어느 날 샘물 길러올리듯 내 고운 꿈들을 길어올리면 두레박 속에 유년의 고운 꿈이 담기어져 올라올까 쪽빛 하늘 흰 구름 초롱초롱한 별빛 일렁이는 물결에 두어 개 담기어 올라오려나 [계간,참여문학,글맛,26호,2006년,발표작]
2016.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