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제6호(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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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동 전적지에서
다부동 전적지에서 / 초아 박태선 아! 그날의 함성이여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한 떨기 피지 못한 순백의 꽃들이여 피로써 지킨 산하 유학산 골짜기마다 못 다한 정열 불타오른다. 가신 임의 넋이여 두고 떠난 그 사랑 향기로 피워 올리소서 6월이면 진달래꽃보다 더 붉게 피어 두견새 슬피 울게 하는가 이름 없이 흔적 없이 사라져 간 무명의 용사들이여 그대들의 죽음 헛되지 않게 구국의 파수꾼이 되어서 지키옵소서 [상황문학, 동인집, 2008년, 통권 제6호, 발표작]
2016.03.17 -
달맞이 꽃
달맞이 꽃 / 초아 박태서 달빛 아래 노란 달맞이꽃 아직도 못 다한 삶의 조각 툴툴 털고 가 버린 당신 유년의 기억 속에 흰 나비로 날고 서러웠던 세월 쌓였지만 목젖까지 치밀어 오르는 말 사랑한다. 이 한 마디 온전히 하지 못한 채 하 오랜 세월 너무 그리워서 잊었노라 [상황문학, 동인집, 2008년, 통권 제6호, 발표작]
2016.03.16 -
산 굽이 돌아
산 굽이 돌아 / 초아 박태선 한낮의 오수가 머물고 있는 산 굽이굽이 돌아 녹음 짙어진 산길을 오르면 산새 소리 풀벌레 소리 적막을 깨트리고 소나무 등걸 기대 잠시 땀을 식히며 바라보는 산속 풍경 철없던 어린 소녀 해맑은 꿈 연초록 잎에서 물결친다. 산속 적막한 암자 햇볕 아래 온몸 맡긴 채 해맞이 하고 처마 끝 풍경소린 저 혼자 신이 났네 염불 소리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법당 아래 서면 비질 깨끗한 넓은 마당 귓가를 간질이며 달아나는 바람. 어느 먼 나라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 자연의 교향곡을 들으며 되돌아오는 길 마음마져 평화로워라 [상황문학, 동인집, 2008년, 통권 제6호, 발표작]
201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