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집(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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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
그리운 사람 / 초아 박태선 파도는 살금살금 가슴을 헤집고 바람은 비릿한 갯냄세로 옷자락을 흔든다. 바닷가를 거닐면 약속처럼 만나고픈 사람이 있다. 그리운 사람 밤새 기다리면 만나지려나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22 -
아버지
아버지 / 초아 박태선 당신의 한숨 속에 흘러버린 팔순 세월 잔주름 겹친 후에야 굽이굽이 그 슬픔 아려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는 손가락 있다더냐 그 말 뜻 겨우 알 듯한데 쉰도 너머 육십을 바라봅니다. 아리랑 가락처럼 아린 부정 백발 돋아나는 이제야 겨우 철이 드나 봅니다. 속속이 아린 사연 품어내지 못하는 당신을,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편한 세월 맘 편히 보내는 줄만 알았습니다. 古木처럼 그 자리에 계셔주시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그늘이 되시는 줄 몰랐습니다.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21 -
어머니 4
어머니 4 / 초아 박태선 스물일곱 여린 나이 술렁술렁 보내고서 총총히 가신 임 잊을 때도 되었건만 어쩌자고 해마다 철마다 피어나고 지면서 눈물바람인가 눈물이어도 좋습니다 철 따라 피고 지소서. 상황문학 제2집(2004년)
201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