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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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메타세콰이아 산책길
푸름이 한창일 때 담아 본 메타세쿼이아 숲 산책로 이사온 후 이 길을 새벽마다 걸었다. 시도 때도 없이 걸었다. 멀리 앞서가는 사람들을 보며 두런 두런 삶의 얘기들을 나누며 걷는 모습이 평화로워보였다. 어느듯 가을 찾아들었어요. 아직은 붉은기가 남아 있는 늦가을 메타세쿼이아 산책길을 걸으며 올해 가을과 이별을 고했다. 불타는듯 붉은 빛깔의 단풍은 절정을 맞이한듯 햇볕에 빤짝 빤짝!~ 떨어진 노란은행잎은 바닥에 거득하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에도 낙엽은 지고 낙엽이 떨어지듯 가버린 님은 이제 다시는 볼 수 없겠지.... 전 만치 앞서 걸어가는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헐벗은 화살나무에도 낙엽되어 떨어진 잎들로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마지막 가을은 아직도 남아 붉은 색을 자랑하지만, 산책로 옆 화살..
2020.12.16 -
동작동 국립묘지의 가을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가을이 온통 머무는 동작동 국립묘지 가신님을 기리듯 단풍마저 핏빛으로 붉었다. 임들이여 평안히 영면하소서 풍요로운 가을 만끽해 보셔요.^^ 落葉(낙엽) / 레미 드 구르몽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니 가까이..
2015.11.16 -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 만난 뜻밖의 횡재
매주 화요일 가는 청도행. 오후 2시 강의가 있으니, 보통은 집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을 한다. 그러나 어제는 오전 약속이 잡혀 있어서 오전 9시경에 집에서 출발 늘상 가는 길은 팔조령을 넘지 않고 경산쪽으로 해서 매전면으로 향했다. 그곳이 약속 장소였기에... 길을 가다가 언듯 스치고 지나친 빈 가지에 대롱대롱 달린 황금빛 감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사진 찍고 가지" 하는 남편의 말에 얼시구나 하고 얼른 주차할 곳을 찾아 세웠다. 그리곤 달려갔지요. 여러포즈로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 어디쯤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 남편에게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저 혼자 깨어있는 새벽시간 깨워서 물어볼 수 없으니..그냥 패스~ 잎이 떨어진 앙상한 가지에 달린 풍요로운 열매 꽃처럼..
2015.10.16 -
가을
가을 / 초아 박태선 팔월의 숲에는 향기로운 풀과 나무들로 농익은 단내가 난다. 소나무 잣나무 상수리나무 다람쥐가 달리는 허리 굽어 누운 길 콸콸 물소리 수많은 잎들이 은빛 춤을 춘다. 아직도 햇볕 따가운 숲 속에서 어느덧 나도 숲이 된다. 단풍 들어간다. [계간 참여문학 2003년 겨울호 가을 외4편]
201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