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능히 이기는 꽃 능소화

2015. 7. 18. 05:46갤 러 리/꽃과 열매

 

꿀풀목 능소화과의 식물로
학명은 Campsis grandiflora이며, 이름은 능소화 또는 어사화, 양반꽃 등으로 불리웠다.

능소화를 '어사화'라고도 불렀던 것은
장원급제를 한 사람의 화관에 꽂았기 때문이며,
조선시대에는 '양반꽃'이라 하여, 상민의 집에 심으면
잡아다가 곤장을 칠 만큼 엄격하게 양반집 정원에만 허용하였다 한다.

 

 

또는 이 능소화를 '구중궁궐 꽃'이라 부른다.
이렇게 부르는 것은 능소화에 얽힌 슬픈 전설 때문이다.

꽃말은 '영광', '명예'이다.

 

 

업신여길 凌(능), 하늘 宵(소), 꽃 花(화)
'하늘을 능히 이기는 꽃' 이란 뜻을 지닌 凌宵花(능소화)
그 이름처럼 고고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다섯 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모두가 한 데 붙어 있는 통꽃이므로 질 때도 그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활짝 핀 그대로 뚝 떨어진다.

이 꽃에 얽힌 이야기 가운데 한 전설에 따르면
능소화는 원래 이 세상의 꽃이 아니라 하늘의 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꽃에도 약점이 있지요.
제 아무리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 자랑하고 싶어도 옆에
지탱해줄 버팀목이나 지지대가 없으면 뻗어나가지 못하는 덩굴성 식물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원산인 덩굴식물로 낙엽교목이다.
나팔모양의 주황, 홍황색의 꽃이 늦여름에 피고 개화기간이 길다.

7~8월에 가지 끝에서 나팔처럼 벌어진 주황색의 꽃이 피며, 추위에 약하다.

 

 

능소화꽃을 만지고 눈을 비비면 독성으로 장님이 되어 버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독성이 있다는 얘기는 현대에 들어 사실이 아니라는 판명이 나왔으나
그에 버금가는 얘기가 있다.

꽃가루를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면 날카로운 갈고리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그 날카로운 부분이 눈에 들어가면 각막을 손상시키고, 손상된 각막에 각 종 세균이
감염되어 염증이 생기고 결국은 실명을 할 수도 있다 하니 조심 또 조심하셔야겠지요.

 

 

능소화 전설

옛날 옛날 소화 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는데,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에 빈의 자리에 앉게 되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오지나 않을까
서성이며 기다리다, 서러운 세월만 흘러갔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여인은상사병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영양 실조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이었기에 초상조차 치루지 않았지만,
혹 내일이라도 오실지 모르는 임금을 기다리겠다는 여인의 애끓는
마음을 안 시녀들이 담장가에 묻어두었다한다.

 

 

그 다음 해 빈의 처소 담장에는 평소의 빈답게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고한다.
 
담을 의지하거나 누군가에 의지하지 않고는
홀로 필수 없는 꽃 능소화 빈의 넋이라 합니다.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하다.
꽃이 되어서까지 기다리는 그 사모의 정 애닯픕니다.
 
한이 많은 탓일까,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꽃 모습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독소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을 한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하지만, 사실은 아니라 합니다.

 

 

능소화 필 때 / 박수진


그대 향한 사랑 너무도 깊어
한번 잡은 손 놓을 수 없네

그대 향한 사랑 너무도 깊어
한번 잡은 손 놓을 수 없네
 
가까이 있어도 그리운 사람아
앞마당 능소화 아름답게 필 적에
나 그대 억센 두 팔에 칭칭 감기어

꿈같이 한세상 살고 싶어라
꿈같이 한세상 살고 싶어라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 이원규

 

화무 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오래 바라보다
손으로 만지다가
꽃가루를 묻히는 순간
두 눈이 멀어버리는
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기다리지 않아도
기어코 올 것은 오는구나

주황색 비상등을 켜고
송이송이 사이렌을 울리며
하늘마저 능멸하는
슬픔이라면
저 능소화만큼은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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