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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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을 보내드리고 싶은 분들...
월남 이 상재선생님이 參贊(참찬) 벼슬자리에 계실 때의 일이었다고 합니다. 당대 제일가는 세도 대신 집에서 요샛말로 하면 朝贊會(조찬회) 같은 것을 한다고 모이라는 전갈 왔답니다. 월남을 비롯하여 고급 관료 10여 명이 아침 일찍 그 집 사랑에 모여들었다. 주인 대감은 그제야 사랑마루에 세숫대야를 놓고 막 세수를 하는 참이었다. 그런데, 당시로써는 희귀한 수입품인 서양비누로 얼굴을 씻는데 그 주인 얼굴에서 허옇게 일어나는 거품을 모두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을 때, 월남선생이 주인을 향해 물었답니다. "대감님, 사향 냄새가 나는 이 물건이 대체 무엇입니까?" "응.... '석감'이라고도 하고 '사분'이라고도 하는 물건인데, 이것을 물에 풀어서 이렇게 문지르면 얼굴의 때가 말끔히 씻긴다네." 그러자 월남은..
2015.10.28 -
어느 날 아침 풍경
"얘야, 목욕 안 갈래" "으~으~~으으으~~이~~" 무슨 소리인지 비몽사몽 간에 소리를 낸다. "어제 간다고 했잖아, 안 갈래 그럼 엄마 혼자 간다." "으....으응, 아니 나도 갈 거야 엄마" "그럼 빨리 준비해라 늦으면 막내 학원 늦어서 안 돼!!" "네 알았어 엄마" "얼른 얼른 해!! 늦을라~~~" 화장실에 가서 목욕준비해서 챙겨들고 딸아이랑 함께 목욕하러 갔다. 아직도 뿌옇게 밝아오지 않은 희미한 아파트 앞을 지나, 싸늘한 공기가 추워 딸아이랑 팔장을 끼고 골목길을 지나 목욕탕으로 향했다. 막내 아침 때문에 바쁜 난 서둘러 목욕을 마치고, 딸아인 천천히 하고 오라고 두고 서둘러 집으로... 아직도 안방과 막내 방은 한밤중이다. "막내야 일어나야지 늦겠다." "으으잉......알겠어요. 좀 더..
201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