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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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길 / 초아 박태선 오가는 숱한 사람들 길에서 만나고 길에서 헤어진다. 누구를 만나려 누구를 찾으려 어떤 인연으로 만날까 설렘 같은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 모두다 나그네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은 무작정 나서고 싶다. 누군가에게 외로움을 말하고 싶다. 발이 아프도록 걸어도 아무도 없다. 그냥 나 혼자뿐 인생은 그런거라 길은 말해 준다. [상황문학 7집 2009년 발표작]
2016.03.29 -
새벽기도
새벽기도 / 초아 박태선 아직도 캄캄한 동트지않은 새벽 당신께 매달려봅니다. 행여 삶의 무게 줄여 볼까하고 평화로울 땐 잊고 지내다가 어려운 일 닥치면 당신께 매달려 무거운 삶의 짐 부려놓으려 합니다. 언제나 이기적인 나 오늘만은 간절한 마음으로 진실한 가슴으로 당신께 나아갑니다. 세상 욕심 다 버리고 어디를 가든 무슨 생각을 하든 당신에게로 이어진 길 그 길로 오늘은 가고 싶습니다. [계간 참여문학 2003년 겨울호 외4편]
2015.08.26 -
길
길 / 초아 박태선 길 위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습니다. 바람소리에 떠밀려 뒤돌아본 나무숲은 거대한 몸을 흔들었습니다. 다시 그 길 위로 햇빛이 달과 별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길을 가며 얻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남겨놓은 우리의 발자국을 지우는 바람이 불고 작은 흔적까지도 지워버리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리곤 사라진 것을 그리워하는 눈이 내렸습니다. 반복입니다. 산다는 건 그 반복의 일이란 걸 그 길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상황문학 창간호 발표작 길 외9편]
201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