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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들이 아버지에게쓴 편지
아버지...... 세상에는 온통 어머니만 있고 아버지는 없는 세상인 듯 합니다... 아들이고 딸이고 다들 세상에서 우리 엄마만큼 고생한 사람 없다며 우리 엄마, 우리 엄마 합니다... 아버지 당신은 무얼 하셨습니까?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느라 묵묵히 집안에 울타리가 되고 담이 되었고 새벽같이 일터로 나가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윗 사람 눈치보며 아랫 사람에게 치밀리면서 오로지 여우같은 마누라 토끼같은 자식들을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는 일에 일신을 다 바쳐오지 않으셨나요?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마냥 흐믓하고 여우같은 마누라 곱게 치장시키는 재미에 내 한몸 부서지는 것은 생각않고 열심히 일만 하며 살아오지 않으셨나요? 예전엔 그래도 월급날 되면 돈 봉투라도 내밀며 마누라 앞에 턱 ..
2016.01.13 -
아름다운 세상
입동이 지나고 찬바람이 부는 이 무렵이면 특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몇 해 전 퇴근길 버스 안에서의 일이다. 뒤편에 차장 밖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대조적인 인상의 두 할머니에 시선이 머물게 되었다. 당당한 체구의 강한 인상을 주는 60대와, 불빛아래 백발이 눈부신 안온한 표정의 따뜻한 눈길을 지닌 여든 안팎의 두 분이었다. 이들은 동행인은 아닌 듯 보였는데 몇 정류장 지난 뒤에야 비로소 같은 버스에 탑승했음을 알았다. 승객들 여럿이 내려 버스 안에서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 뒤에야 이들을 본 앞좌석의 두 젊은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맙다"는 말씀을 여러번 하시면서 앉은 백발 할머니와는 대조적으로 말없이 먼저 덥석 자리잡은 60대 할머니는 앉자마자 카랑카랑한 금속성 음성으로 말했다. "요즘 젊은것..
2015.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