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詩(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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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섬 / 초아 박태선 아득한 수평선 위로 벙긋 솟아오른 넌 아마도 그리움일 거야 밤이면 숨죽였다가 다시 떠오르는 태양같이 온몸을 다 맡기고 희로애락에도 침묵하며 천년 깍아지른 절벽 수줍은 듯 새색시같이 섬 가득 동백꽃 필 때 향기로 대답하는 너 [상황문학,동인지,제4집,2006년,발표작]
2016.01.29 -
인생은
인생은 / 초아 박태선 봄이 가고 꽃이 질 무렵이면 우리네 인생도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 따라 흘러가는 것을 어느덧 봄이 가고 겨울이 오듯 꽃이지듯 홍안이 늙으면 사람도 가고 말 것을 한평생 영원할 줄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 하루살이 꽃 핀다 꽃 진다 서러워하지 마세요. 기쁨도 슬픔도 한순간에 지나가는 것 사람도 늙어지면 사라져 가는 것 남은 사람마져도 사라져 갈 때 이내 인생 그 누가 알아주리요. [상황문학,동인지,제3집,2005년,발표작]
2016.01.27 -
맑고 고운 그대
맑고 고운 그대 / 초아 박태선 꽃이 피면 꽃길 따라 바람이 불면 바람 타고 내게로 오시는 그대 슬플 때나 외로울 때에도 내게로 오시는 그대 너무도 투명하여 너무나 맑아 보이지 않는 그대 매일같이 만나고 또 만나지만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 버리는 그대 [상황문학,동인지,제3집,2005년,발표작]
2016.01.26 -
사이버 정 3
사이버 정 3 / 초아 박태선 손끝으로 든 정 나도 모르게 들은 정 새벽에 일어나서 손끝이 아프도록 자판을 두드린다. 행여나 고운 임 만날까 하고 밤새 흔적으로 남은 네 향기 그리움을 몰고 온다. 클릭 클릭 마우스를 움직이며 그리움을 찾아 헤맨다. 어느새 곱게 물든 단풍 같은 정을 찾아서 [상황문학,동인지,제3집,2005년,발표작]
2016.01.25 -
감
감 / 초아 박태선 바람 지나치고 하늘빛도 머물러 인고의 세월 묵묵히 견뎌온 앙상한 가지 끝마다 터질 것 같은 그리움 황금빛으로 눈부시다 [상황문학,동인지,제3집,2005년,발표작]
2016.01.23 -
그대는
그대는 / 초아 박태선 사랑이 아니라고 그건 분명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댄 사랑이라고 합니다. 화내는 것도 속상해 하는 것도 다 사랑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릇이 작아 다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런가요. 넘치는 사랑 감당할 수 없어 속병을 앓은 나를 그대는 아시나요. 생김생김도 다 다르듯이 마음도 사랑도 다 다르겠지요. 그러나 분명한 건 사랑은 절대 소유가 아니며, 사랑으로 인하여 불편해 하는 한 그 사랑은 온전한 사랑이 아니라고 하여도 그대는 이것도 저것도 다 사랑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나 저도 어떤 게 참사랑인지 모르겠습니다. [상황문학,동인지,제3집,2005년,발표작]
2016.01.22